내신이냐 수능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새로운 학기를 마주하기 전, 학생들이 항상 고민하는 단골 주제는 거의 같다. ‘내신? 수능? 어떤 방향으로 공부해야 나에게 유리할까?’ 이 고민은 고등학교 3학년으로 진학하는 학생들 말고도 이르면 중학생까지 다양한 나이의 학생들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만들곤 한다. 특히 고등학교 2학년으로 진학하는 학생 중에서도 성적이 애매한 경우 더욱 더 깊은 고뇌에 빠지곤 한다.

엄마 나 머리 깨질거같아(공부로 깨지는건 아님) 좀 쉴래(쉬었다 안함)

‘1학년 때 이미 내신 망쳤는데 그냥 지금부터 수능 준비해?’

‘내 모의고사 성적 생각하면 정시는 더 답이 없을 것 같은데…’

‘수능까지 계속 공부할 자신이 없는데… 그게 인간으로써 가능한 일인가’

‘아 진짜 2학년 올라가면 생기부 관리랑 내신 공부 좀 열심히 해야겠다’

‘그런데 내가 내신 열심히 준비해봤자 달라지는게 있을까?’

등등 본인이 마치 닥터스트레인지라도 된 것처럼, 머리 속으로 수많은 망상 시뮬레이션을 끊임없이 되풀이하며 책상 앞에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아니 책상 앞에서 저런 생각이라도 하는 학생들은 양반이다. 어정쩡한 학생들의 대부분은 이미 포기하고 공부를 하는 시늉만 하기 때문이다. (어정쩡한 학생들은 다른 글에서 생태를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이 보이지 않는다.

책상 앞에서 고민하느라 공부할 시간이 없는 것은 중하위권 학생들의 고약한 특징 중 하나로, 최대한 적은 노력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얻고자 하는 효율성을 추구하는(사실은 썩어 비틀어진) 마음에서 비롯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놀부도 백기도 흔들고 갈만한 저런 마인드 셋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을리 만무하다. 날로 먹고 싶어서 요리조리 궁리하고 있을 시간에 책 한 장을 더 넘겨봤으면 내신 등급이 바뀌었을 것이다. 그렇다 무한으로 수렴하던 고민에 대한 실마리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시 논란의 근원인 내신과 수능의 양자택일 문제로 돌아가보자. 이 문제의 답은 참 쉽다. 바로 내신과 수능 둘 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것이다. 엥? 이게 뭔 소린가 싶겠지만, 사실 입시는 태도의 싸움이다. 수시와 정시의 싸움이 아니다. 본인에게 주어진 상황에 있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삶을 살아가는 지에 달려있는 것이다. 내신 준비와 정시 준비를 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으로 유연하게 같이 이어나가야 목표하는 대학에 가까워질 수 있다.

열심히 공부해서 그 결실을 맺는 것. 쉬운 진리인 만큼 빠르게 깨달을 수록 좋다. 물론 쉬운 만큼 실천은 배로 어렵다. 인생 쉬운 것 하나 없다. 글을 읽는 본인이 원하는 학교가 아닌, 적당한 학교로 타협하겠다면, 평소처럼 적당히 하면 된다. 그리고 그렇게 평생 적당히 타협하면서,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들 다 포기하면서, 사실은 누구보다 포도를 갈망하던 여우의 마음을 가지고 살면 된다. 화이팅.

누칼협? 공부를 왜 하는지부터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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